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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정책·정보모음

'노 빠꾸' 김영삼의 하나회 숙청 사건 총정리

by JAEMJAEM 2023. 12. 10.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하나회 파멸을 선언해 왔습니다. 그리고 취임 일주일 만에 계급에 상관없이 하나회 소속 별을 40개 넘게 떨어뜨리며 본격적으로 하나회 숙청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김영삼 하나회 숙청 사건

 

하나회란?

하나회 혹은 신군부는 1963년 전두환, 정호용, 노태우, 김복동 등 대한민국 육사 11기생들의 주도로 비밀리에 결성됐던 군대 내의 사조직입니다. 대부분 육군사관학교 11기 동기들과 후배들로 구성되었고, 친목회로 출발한 이 조직은 박정희 대통령의 은밀한 후원 속에 성장해 나갔습니다.

 

김재규가 박정희를 총살한 10.26사태 이후 정국이 혼란스러운 틈을 타 12.12 군사반란을 일으켜 전두환이 정권을 잡는데 성공합니다.

 

하나회 숙청의 시작

"임무에 충실한 군인이 조국으로 받는 찬사는 그 어떤 훈장보다도 값진 것입니다. 그러나 올바른 길을 걸어온 대다수의 군인에게 당연히 돌아가야 할 영예가 상처를 입었던 불행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나는 이 잘못된 것을 다시 제자리에 돌려 놓아햐 한다고 믿습니다. 나는 오늘 이 자리에서 실추된 국군의 명예와 영광을 되찾는 일에 앞장 설 것을 여러분에게 다짐합니다."

1993년 3월 5일, 육군사관학교 졸업식 연설 中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하기 전부터 하나회를 두고 고민했고, 특히 국방부장관으로 생각하고 있던 예비역 소장 출신인 권영해 국방부차관으로부터 '하나회를 숙청해야 한다'는 말을 계속 들어왔습니다. 권영해는 육군사관학교 15기 출신으로, 현역 시절 하나회의 견제와 외면을 받다가 올림픽지원사령관을 끝으로 예편을 당했던 설움이 있는 인물입니다. 그렇게 김영삼 대통령은 취임 후 철저히 비선 조직을 통해 하나회 숙청 계획을 세웠습니다.

 

취임하자마자 김영삼 대통령은 하나회 출신이었던 육군기무사령부 서완수 기무사령관에게 "앞으로는 대통령과 독대하지 말고 국방장관을 통해 보고하라"고 말하며 지휘체계를 명확히 합니다. 육사 졸업식 연설에서 군을 바로 잡겠다는 의지를 드러내기도 했습니다.

 

내가 육참총장하고 기무사령관을 오늘 바꿀라캅니다

 

취임 후 11일 만인 1993년 3월 8일, 김영삼 대통령의 본격적인 하나회 숙청이 시작됩니다. 김영삼은 철저히 비선 조직들과 일을 의논하다가 3월 6일 오후 늦은 시각, 권영해 국방장관에게 "3월 8일 오전 7시 30분까지 청와대로 오라"고 지시했습니다.

김영삼 대통령 : 군인들은 그만둘 때 사표를 제출합니까?
권영해 : 군대에서는 사표 내는 일 없이, 인사명령에 따라 복종하는 각오가 언제나 되어 있습니다.
김영삼 : 아 그래요? 그라모 됐구마는. 내가 육참총장하고 기무사령관을 오늘 바꿀라캅니다.

1993년 3월 8일, 권영해 국방장관과 독대한 자리에서 나눈 대화

 

김영삼 대통령과 권영해 장관은 바로 그 자리에서 수뇌부에 대한 인선에 들어갔고, 하나회 출신이었던 육군참모총장 김진영과 기무사령관 서완수를 군 통수권자 권한으로 보직해임했습니다. 육군본부와 기무사령부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회의를 하고 있던 김진영과 서완수는 전화로 해임 통보를 받아 갑작스레 옷을 벗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공석이 된 자리에는 4시간 만에 후임이 임명됐습니다. 육군참모총장에는 非하나회 출신인 김동진 한미연합군사령부 부사령관을, 기무사령관에는 김도윤 기무사 참모장을 임명했습니다.

 

1993년 4월 3일, 김영삼 대통령은 하나회 출신이던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을 모두 전역 교체하였고 4월 8일엔 1군 사령관, 3군 사령관, 4월 15일에는 2작전 사령관을 포함한 야전 군단장, 사단장까지 모두 하나회 출신이 아닌 인물로 채우며 하나회를 숙청했습니다.

 

"더러운 동거 않겠다" 취임 직후 하나회 척결 / SBS (youtube.com)

김영삼 하나회 숙청

 

하나회 군부의 반발

하나회 1차 숙청이 진정 국면으로 들어간 1993년 7월 9일, 이양호 합참의장 취임 한달 기념으로 합참 장성들이 모인 회식 자리에서 하나회 소속인 합참 작전부장 이충석 소장이 물컵으로 탁자를 몇 차례 내려치며 불만을 표출했습니다.

"군을 이런 식으로 막 해도 돼? 선배들 입장을 이해하지 못하는 건 아니지만 그래도 이게 뭐냔 말이야. 소신도 없고, 다 죽었어! 정부가 장군들을 함부로 대하니까 외부에서도 제멋대로 군을 매도하잖아! 이래도 되느냐 말이야!

 

이 발언을 듣고 당시 이양호 합참의장은 일어나 나갔고, 이충석 소장은 술에 취해 업혀 갔다고 합니다. 이 소식을 들은 김영삼 대통령과 非하나회로 구성된 군 수뇌부는 이를 하나회 숙청에 대한 저항이라고 간주하고, 하나회의 군사반란을 우려해 일부러 내버려두었던 일부 장성과 영관급 회원까지 모조리 쓸어내기로 합니다.

 

불만터뜨려 보직해임 된 하나회 | KBS 뉴스

 

불만터뜨려 보직해임 된 하나회

윤덕수 앵커 : 다음 소식입니다. 군 장성 회식 때 현 정부의 군에 대한 태도에 강한 불만을 터뜨린 합참 작...

news.kbs.co.kr

 

먼저 문제의 발언을 한 이충석을 16일에 보직해임함과 동시에 강제 전역시키는 것을 시작으로 나머지 하나회 장성들을 강제 전역시켰습니다. 그렇게 하나회는 이전의 권력을 완전히 잃고 군을 완전히 떠나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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